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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의 매화 마을, 매화 축제 여행 기록

by solacesong 2025. 3. 24.

매화 마을
직접 촬영한 3월의 매화 마을 사진입니다.

광양의 매화 마을, 매화 축제 여행 기록  “매화가 피는 시간에 너를 만나러 간다”

 

아직은 겨울이 다 물러나지 않은 어느 3월의 아침, 광양의 매화축제로 향하는 발걸음이 유난히 가벼웠습니다. 몇 해 전부터 버킷리스트에 적어두었던 바로 그곳, 광양의 매화 마을! 이번엔 정말 가보자고 마음을 먹고, 단 하루를 비워 표를 끊었습니다. 내가 떠나는 이유는 하나, 봄을 가장 먼저 품은 꽃을 만나러 가기 위함이었습니다. 목적지는 전라남도 광양시 다압면, 섬진강변에 위치한 ‘매화마을’이었습니다. 공식 명칭은 ‘광양 매화축제’지만, 이곳 사람들은 애정 담긴 말투로 그냥 ‘매화마을’이라 부릅니다. 아래에 매화 마을 가는 길, 마을의 풍경, 마을의 장터, 여행 후의 감상, 그리고 여행정보 팁을 감성적으로 기록했습니다.

매화 마을로 가는 길

익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순천역에 내렸습니다. 기차는 점점 속도를 줄이며 도시를 벗어났고, 차창 밖으로는 논과 밭, 낮은 산들이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습니다. 역의 앞에서 ‘광양 매화축제 셔틀버스’ 안내 현수막이 눈에 띄었습니다. 축제 기간엔 순천역과 매화마을을 오가는 임시 셔틀버스가 수시로 운행됩니다. 아니면 시외버스를 타고 광양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간 뒤, 시내버스 35번 또는 택시로 다압면 매화마을까지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사람들 틈에 섞여서 셔틀버스를 탔고 목적지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낯선 이들과도 이상하게 가까워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매화 마을의 첫 풍경, 향기 먼저 피는 마을

버스가 마을의 어귀에 다다랐을 때, 나는 창밖을 보며 말없이 숨을 들이마셨습니다. 강이 휘감아도는 언덕 위로, 하얗고 부드러운 매화꽃이 산 전체를 하얗게 뒤덮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보면 눈이 쌓인 듯했고, 가까이서 보면 꽃잎 하나하나가 햇살을 머금고 반짝였습니다.

청매실농원의 입구에 들어서자, 그 순간부터 향기가 밀려왔습니다. 매화는 장미처럼 진한 향이 있는 꽃은 아니지만, 그 은은함이 봄날 바람과 섞이며 마음속 깊이 들어왔습니다. 마치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데, 왠지 익숙하고 그리운 냄새. 나도 모르게 “아…” 하고 짧은 감탄의 탄성이 나왔습니다. 

입구에는 축제 지도와 관광안내소가 있었습니다. 청매실농원은 약 14만 제곱미터 규모로, 1만 6천여 그루의 매화나무가 줄지어 있습니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마을 곳곳에 포토존이 있고, 인근에는 매실 관련 제품을 파는 가게들과 전통 먹거리 부스도 줄지어 있습니다. 나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산책하듯 걸었습니다. 카메라를 꺼내기도 전에, 나는 눈으로 그 풍경을 꾹꾹 눌러 담고 있었습니다.

매화 마을의 풍경, 걷는 길의 온도

매화마을의 꽃길은 걷는 이에게 여유를 선물합니다. 정해진 동선은 없지만, 나는 왼편 능선길을 따라 천천히 올랐는데 초입부터 매화가 만개해 있었고, 등산로라기보다는 오솔길에 가까운 흙길 위를 걸었습니다. 곳곳에서 “이리 와봐, 여기 예쁘다”는 소리가 들려왔고, 연인, 가족, 친구들이 서로를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었습니다.

매화의 아름다움은 그 잎도, 줄기도 아니라 ‘풍경과 함께인 시간’ 속에 있었습니다. 언덕 위에 올라서 바라본 풍경은 압도적이었습니다. 섬진강이 흐르는 곡선을 따라 매화가 줄지어 피어 있었고, 강 너머에는 남도의 산줄기가 겹겹이 펼쳐져 있었는데 그 풍경 앞에서 나는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바람이 매화 사이로 불어와 내 머리칼을 휘날릴 때, 그 바람의 결마저 꽃 같았습니다.

매화 마을의 장터, 봄을 먹다

산을 내려와 마을 중심부로 들어서자 작은 장터가 펼쳐졌습니다. 마을의 장터에서 파는 매실청, 매실장아찌, 매실 막걸리 같은 특산품들은 관광객들의 손을 바쁘게 만들었습니다. 나는 매화전과 도토리묵, 그리고 따뜻한 매실차를 사서 장터 옆 평상에 앉아 점심을 대신했습니다. 전남의 음식은 언제나 솔직하고, 정이 많습니다. 매화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했으며, 매실차는 시원하고 달큼했습니다. 옆자리에서는 한 무리의 어르신들이 매실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이게 진짜 봄이지” 하고 웃었습니다. 그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돌아가기 전, 강가를 따라서 산책로를 한 번 더 걸었습니다. 매화마을은 섬진강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서, 꽃과 강이 동시에 눈에 들어오는데 산이 있고, 강이 있고, 그 사이에 흩날리는 매화는 마치 한 폭의 동양화 속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매화 마을 여행 후의 감상

그날 밤, 하얀 매화들이 눈처럼 날리며 나를 덮는 꿈을 꾸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꿈은 따뜻했습니다. 다음날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나는 한 가지를 확신했습니다. 나는 내년에도 다시 이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계절은 돌고, 매화는 또 피고, 나는 또다시 봄을 만나러 갈 테니까.

매화 마을의 여행 정보 팁

• 축제 기간: 매년 3월 초중순 (2025년은 3월 7일에서 3월 16일까지)
• 기차로 가는 법: KTX로 익산 → 남해선 환승 → 순천역 → 셔틀버스
• 버스로 가는 법: 광양 시외버스터미널 → 택시 or 35번 시내버스
• 자가용으로 가는 법: 네비에 ‘광양 청매실농원’ 검색
• 입장료: 없음
• 추천 코스:
• 청매실농원 입구 → 능선길 → 전망대 → 강가 산책로 → 장터
• 기념품 추천: 매실청, 매화비누, 매실장아찌, 수제 매화엽서
• 축제 주말엔 매우 혼잡하므로 평일 방문을 추천
• 꽃가루 민감자는 마스크 꼭 필수
• 많이 걸어야 하므로 편한 운동화를 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