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의 산수유 축제, 둘이 걷는 봄
봄은 늘 어떤 약속 같습니다. 춥고 긴 계절을 견뎌온 사람에게, 마침내 다정한 빛으로 손을 내밀며 “이제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것 같은... 그리고 그 약속을 실현하는 첫 장면은, 놀랍게도 거대한 벚꽃 군락이 아닌, 조용한 남도의 산자락에서 시작됩니다.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해마다 3월 중순이면 이 작은 마을은 수없이 많은 산수유꽃으로 물드는데 그 노란 꽃들 사이로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봄을 본다’는 의미를 넘습니다. 그것은 봄이라는 계절을 함께 ‘기억으로 남긴다’는 일입니다.
우리 둘은 함께 이 길을 걸었습니다. 도시에서 벗어나 내려온 구례, 산수유꽃 축제의 중심인 산동마을은 아침 햇살에 부드럽게 젖어 있었고 처음 발을 디뎠을 때부터 우리는 이미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와, 여기 진짜 예쁘다.”라고...
아래에 구례 여행 코스인 현천마을의 돌담길과 반곡마을의 언덕 전망대, 그리고 섬진강의 꽃길 산책과 산수유 사랑나무, 야간 조명구간, 여행 팁, 마지막으로 여행 후의 감상 등을 감성적으로 기록했습니다.
첫 번째로 향한 현천마을의 돌담길은
이 마을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마치 드라마 세트장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수백 년을 거슬러 온 듯한 고즈넉한 길, 그리고 그 길 양옆으로 흐드러지게 핀 산수유꽃. 돌담 너머로 언뜻언뜻 보이는 초가지붕과 나무 울타리, 그 위를 넘는 꽃잎들... 따뜻하고, 조용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사진 한 장이 필요한 순간이었습니다. 이곳의 사진 포인트는 노란 산수유꽃이 양옆으로 핀 고즈넉한 돌담길이며, 옛 시골 마을의 정취와 꽃길이 이어지는 감성이 매력적입니다. 햇살이 돌담을 부드럽게 비출 때 서로 손잡고 뒷모습으로 걷는 장면을 로우앵글로 꽃과 하늘이 한 프레임에 담긴다면 인생샷을 얻은 것입니다. 우리는 나란히 서서 뒷모습으로 사진을 남겼고 누군가에겐 단순한 커플샷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에겐 계절과 함께 찍힌 마음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반곡마을 언덕 전망대는
사진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며, 마을 전체가 노란 꽃물결로 출렁이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드론 없이도 넓게 담기는 이 언덕은, 우리가 함께 보고 있다는 감각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곳이었으며 우리는 풍경과 시선을 나눴고, 그것이 우리의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부드러운 빛과 붉은 하늘의 시작 전에 마을 전체가 파노라마뷰로 멋지게 담기는 반곡 마을의 언덕 전망대에서 자연스럽게 머리 기대고 꽃밭을 등지고 앉아있는 커플 사진을 남겨보세요.
세 번째로 섬진강의 꽃길 산책로를 걸었는데,
강을 따라 조용히 흐르는 바람, 산수유꽃 너머로 펼쳐지는 강빛, 그리고 드문드문 웃음 짓는 커플들까지... 우리는 강변 자전거길에서 잠시 자전거를 멈추고, 강물 위로 손가락을 그었습니다. 물소리와 꽃, 그리고 햇살까지.. 이것이 봄 감성의 정수라고 느끼며 그곳에서 그냥 서로를 바라보는 순간을 그대로 담은 한 장을 우리는 가장 아꼈는데 그날의 공기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로 산수유 사랑나무 앞에서는
잠시 말을 잃었는데 수령이 100년이 넘는 이 나무는 수많은 봄을 견뎌온 존재였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프러포즈 장소였고, 누군가에게는 헤어진 연인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자리일지도 모릅니다. 그날의 우리는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는 나무 아래에서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사진을 찍었고 그 사진은 나중에 액자에 넣을 생각입니다. 오래 두고 보며, 그날의 나무처럼 우리도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마지막으로 저녁이 되면 야간 조명구간의 불빛이 꽃들을 감싸며 또 다른 느낌을 주고
꽃들은 밤이 되면 더 고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조명 아래에서 우리는 빛과 어둠 사이에 선 그림자처럼 실루엣 사진을 남겼고 꽃 사이로 비치는 은은한 불빛과 감성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고 그렇게 우리는 하루의 마지막 프레임을 채웠습니다.
산수유 축제 여행 팁을 알려드립니다.
• 3월의 구례는 일교차가 커서 아침과 저녁용 바람막이를 꼭 챙기시면 좋습니다.
• 꽃길과 흙길을 걷는 시간이 많아서 편한 운동화나 트레킹화가 좋습니다.
• 스마트폰도 좋지만 DSLR이나 미러리스가 있다면 꼭 가져가세요. 햇살과 노란 꽃 조합이 정말 멋있습니다.
• 축제의 기간 중에는 임시 주차장을 운영하며 셔틀버스도 있습니다.
• 인기 있는 한옥카페나 맛집은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여행 후의 감상
사진은 기억을 저장하는 가장 솔직한 방식입니다. 봄이라는 계절을, 너와 나라는 관계를, 풍경과 감정을 하나의 프레임에 고이 담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날에 수많은 사진을 남겼고, 그보다 더 많은 마음을 서로에게 남겼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서 그 사진들을 다시 꺼내볼 때, 그 안의 우리를 바라보며 다시 봄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노란 산수유꽃 사이로 웃고 있던 우리 둘! 그 장면은, 어떤 계절이 와도 바래지 않을 것입니다.
사진으로 사랑을 기록하는 여행, 구례 산수유 마을에서 시작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