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무주 그리고 우리 둘만의 시간
가을은 우리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라고 말해주는 계절이었습니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공기와 손끝에 닿는 선선한 바람, 그리고 조용한 풍경 속에서 둘이 천천히 걷기에 이보다 좋은 계절이 또 있을까요? 우리는 그렇게 조금의 설렘과 커다란 기대를 싣고 무주로 떠났습니다.
1일 차 : 단풍이 시작된 그 길에서
첫 번째, 덕유산 향적봉 : 둘이서 걷는 구름길
무주에 왔다면 덕유산 국립공원은 빠질 수 없는데 우리는 아침 일찍 무주리조트의 곤돌라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 곤돌라 팁 : 주말이나 단풍철에는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오전 9시 전에 도착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전 예약이 가능하니 꼭 미리 예약은 필수입니다.
• 운영 시간 : 보통 오전 9시 ~ 오후 5시이며 계절에 따라서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설천봉에 도착하자, 아래에서 보던 단풍이 눈높이에서 펼쳐졌습니다. 우리는 손을 꼭 잡고 향적봉까지 약 1km를 걸었는데 길은 비교적 완만하지만, 운동을 하지 않는 저는 생각보다 조금 힘든 길이였습니다. 그리고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얇은 바람막이는 필수입니다.
• 트레킹 팁 : 운동화보다는 미끄럼 방지의 기능이 있는 등산화가 더 편합니다.
• 사진 포인트 : 설천봉의 아래쪽 전망대에서 무주 시내와 단풍 능선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보세요. 인생 사진이 가능합니다.
우리는 중턱에서 작은 돗자리를 펴고 따뜻한 커피를 나눠 마시며 풍경을 감상했는데 마치 산 위에만 시간이 멈춰 있는 듯했습니다. 단풍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우리의 사진을 따뜻하게 만들었고 서로를 바라보는 미소에서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두 번째, 백련사 : 조용한 마음이 닿는 곳
하산 후에 우리는 가까운 백련사에 들렸는데 산사의 입구에 발을 들이자마자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조용해진 이유는 이곳의 고요한 분위기 때문이었습니다.
• 위치 팁 : 덕유산 국립공원의 입구 근처,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 주차 : 사찰 앞의 공터에 주차가 가능합니다.
• 산책 팁 : 사찰의 뒷길로 이어지는 작은 둘레길을 따라서 단풍 산책을 즐겨보세요.
백련사의 안에는 오래된 나무와 단정한 기와집, 그리고 풍경소리 하나로도 마음이 씻기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조용히 두 손을 모으고, 우리 사이를 되돌아보았는데 말은 하지 않아도 같은 마음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저녁 : 따뜻한 무주의 밥상에서
무주의 읍내로 나와서 우리는 맛집을 찾아갔습니다. 무주의 더덕구이와 능이버섯전골, 그리고 산채비빔밥 같은 향토음식들은 하루 종일 자연 속을 걸은 몸에 딱 어울리는 따뜻한 위로였습니다.
제가 저녁식사로 검색한 무주의 맛집 두 곳은
• 한일식당 : 산채정식 전문점으로 깔끔하고 정갈한 음식이 특징입니다.
• 고원가든 : 능이버섯전골 유명하며 커플 손님이 많습니다.
• 운영시간은 대부분 오전 10시~저녁 8시 사이이며 단풍철에는 대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고원 가든으로 결정하였고 든든하게 배를 채운 후에 숙소로 향했습니다.
네 번째, 밤 : 작은 펜션에 스며든 가을
이번 여행에서 선택한 숙소는 무주읍 인근 펜션이었는데 모던한 인테리어와 아늑한 조명이 인상적이었고 숙소 선정 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작은 테라스와 통창이었습니다. 밤이 되자 창 너머의 산자락에는 안개가 피어오르고, 테라스에 놓인 조명 아래서 우리는 준비해 온 머루 와인을 꺼냈습니다.
숙소 예약 시 고려사항은
• 무주리조트 내의 호텔은 시설이 좋지만 가격대 있으며
• 읍내 쪽의 펜션은 가성비가 좋고, 조용한 분위기를 선호한다면 추천합니다.
• 달달하고 도수 낮아서 커플 술로 제격인 머루 와인은 머루 와인 동굴에서 구입이 가능합니다.
우리는 잔을 부딪히고, 노을을 배경 삼아서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눴고 서로의 하루를 다시 들려주며, 가을밤은 그렇게 깊어졌습니다.
2일 차 : 천천히 흐르는 아침과 이별
첫 번째, 태권도원의 전망대에서 무주를 내려다보다
다음 날 아침, 우리는 태권도원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체험의 공간이 아니라, 무주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숨겨진 풍경 관람 명소입니다.
• 입장료 무료이며 체험과 공연은 유료입니다. 단, 일부 무료 행사도 진행합니다.
• 전망대 팁 : 리프트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만약 산책 겸 전망대에 오르려면 대략 20~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전망대에 서서 어제 올랐던 덕유산 쪽을 바라보았는데 그때의 풍경이, 그때의 여운처럼 다시 떠올랐고 이곳에서 남긴 마지막 사진은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을 것 같았습니다.
두 번째, 머루 와인동굴 : 단풍을 마시는 순간
집으러 돌아가기 전에 우리가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머루 와인동굴이었습니다.
머루 와인동굴은 예상보다 더 감성적이고 분위기 있는 공간이었으며 은은한 조명이 돌벽을 타고 퍼지고, 와인 시음장에선 머루향이 은은하게 퍼져 향기롭게 느껴졌습니다.
•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 ~ 오후 6시입니다.
• 구매 팁 : 시음 후 원하는 맛의 와인을 선택 가능합니다. ( 여행 기념 선물로 추천합니다.)
• 함께 즐길 것 : 머루 아이스크림이나 스파클링 머루주
우리는 기념으로 작은 와인 한 병을 사서 집으로 가져갔고 오 특별한 날을 위해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그만큼 이 여행은 우리에게 소중했습니다.
세 번째, 무주에서 계절 하나를 함께 남겼다
돌아오는 길, 차 안은 조용했습니다. 창밖으로 또 다른 단풍이 스쳐 지나갔지만 기억에 남는 단풍은 함께 걸었던 그 산길과 말없이 손을 잡았던 백련사, 그리고 작은 잔에 담긴 머루 와인 속에 남아 있다는 걸...
무주는 그렇게, 우리에게 하나의 계절을 남겨주었습니다.